옥수수 116.8x91cm Mixed media 2019

이강 작가노트

 야생화가 가득한 앞마당에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이 눈이 부신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빨래줄 에는 방금 빤 할아버지 옷이 널려있고 반들반들 윤이 나는 마룻바닥이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나이테를 세어본다


 문지방이 높고 누우런 손때가 묻은 줄이 달린 종이방문을 열어본다. 울퉁불퉁한 벽에 달력이며 옷가지, 가족사진이 줄지어 가득하다. 방안으로 연결된 건너 방문은 벽을 잘라놓은 듯 문과 벽이 구분이 안 간다. 아마도 화선지로 방문을 바르지 않고 그냥 벽지로 발라놓아서 그런 것 같다


 그 방에는 이불이 쌓여있다. 목단 꽃이 가득한 자주 빛 이불과 자잘한 들꽃이 있는 연두 빛 이불 그리고 곰 인형과 강아지가 뛰어 노는 색동이불들.


 할머니가 일하러 밭이나 논에 가시면 가지런히 쌓아 놓은 이불 위를 간신히 올라간다. 그 위에 올라앉아 있으면 꽃동산이라도 오른 듯 가슴 속에 벅차오름을 느낀다

 

 향기가 난다. 할머니냄새, 나무 타는 냄새, 된장찌개냄새 

그리고 마당 가득한 야생화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