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구성1 116.8x80.3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윤종 작가노트

기억의 주소록

 

그림의 모티브(motive)인 추억의 배경인 24번지는 내면에 간직된 하나의 행복 열쇠이다.

때론 그곳이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으로 도시를 품듯 고요하고 푸른 강물도 흐르고 눈부신 햇살의 축복과 생의 감풋한 대화를 나눈 흔적으로 마음의 여로(旅路)를 화폭으로 담아본다.

 

시인 마르쿠스 마르티알리스는 지나간 삶을 추억하는 것은 삶을 다시 한 번 사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지난 삶은 저마다 다르듯, 아름답지 않을 수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더라도 가슴속에 갇혀 있는 모든 것들과 닫혀있는 마음을 열고자 이번 작품에서도 삶을 재설계하듯 설레임으로 시작한다.

 

<기억의 주소록> 연작은 이미 오래되고 희미해진 기억의 일기장으로 이미지에 의미를 정확히 드러내지 않고 모호하고 불명확한 장소로 만들었다. 시간성에 따라 사계절 변화의 표현 방식을 현존하는 장소를 대상으로 관찰하고, 다양한 의미로 바라보며 압축된 24번지가 가지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다의적인(polysemous) 의미로 사유하고 표현하고자 했다.

 

행복이란 그 자체가 긴 인내라고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까뮈(Albert Camus)는 말한다.

지금, 여기,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 속으로 <기억의 주소록>을 들고 흥미롭게 삶을 다시 사는 세계로 들어설 차례이다. ‘인내행복’과 동행(同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