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 140x70cm Oil on Canvas 2014

김병구 작가노트

 책이야기


 이 세상에서 공평한 것이 있다면 햇살, 바람, 눈, 비와 같은 자연의 숨결과 숲, 나무, 돌, 물 과 같은 자연의 요소일 것이다.

근간의 내 작업은 책 이야기로 시작 되었다. 책이라는 물질의 낡은 흔적과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지난 시간의 흔적을 표현 했다. 그리고 그 배경 속에는 항상 자연풍경을 펼쳐 보이곤 했다. 이는 지난날의 추억을 비행하는 통로가 되어 시공간을 펼쳐 보이는 장으로서 받아 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때로는 자연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자연이 주는 오묘한 감동과 조우하는 모습을 표현하기도 한다. 자연이 주는 감동은 나에게 필연적으로 와 닿아 뿌리를 내린 비상구인 샘이다. 그것은 지난날의 추억이 온통 상처투성이 인지라 그 어디에도 기댈 수 없는 막막함에서 보았던 환희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무상의 가치가 주는 감동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본질을 깨달은 위상으로 내 삶 속으로 스며들었던 이유이다.
인간이 물질 앞에서 피폐해지고 작아지는 것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희망...  자연의 품 가장 깊은 곳에 머물고 싶고 그것의 배경에서 운명과 맞서는 자신을 본다.